[Z세대가 빠진 미술시장] 세계 5대 갤러리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입력 2023-02-16 14:26   수정 2023-02-16 14:27

[한경잡앤조이=전하영 테사 콘텐츠 에디터] 어느 분야나 그 분야를 대표하는 행사가 있다. 패션계의 패션위크, 스포츠계의 올림픽처럼 사람들을 묶어주고 업계의 흐름을 보여주는 일종의 축제라 불리는 행사다. 미술계의 경우에는 아트페어가 있다. 전세계 수백 개 갤러리가 심혈을 기울여 고른 작품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한 해의 미술계 트렌드를 알아보고 싶다면 이 아트페어를 가보면 된다. 마침 지난해부터 아트페어의 대표격인 프리즈(Frieze)가 서울에 상륙했다. 그중에서도 시장을 주도하는 갤러리들이 서울까지 날아와 보여주고 싶었던 작품은 무엇이었을까. 전편에 이어 미술시장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갤러리들을 돌아본다.

글로벌 TOP 5 갤러리로 읽는 미술시장 – (2) 하우저앤워스, 화이트큐브

하우저앤워스 (Hauser & Wirth)


1992년 유명 갤러리스트 ‘하우저’ 씨의 딸과 아트 딜러 ‘워스’ 씨의 결혼으로 시작된 하우저앤워스. 현재 전세계 13개 지점을 둔 이곳은 예술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글로벌 미술시장의 정상에 올랐다. 단순히 작품 판매를 넘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구현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버려진 농장이나 폐공장을 복합 아트센터로 개조해 죽어있던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현대 미술사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아트 인스티튜트를 설립하는 식이다. 한국 방문은 이번 프리즈 서울이 처음이었지만 개막 1시간만에 작품 15점, 총 100억 원 상당을 판매했을 만큼 국내 컬렉터들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했다.



하우저앤워스의 메인은 조지 콘도의 2022년도 신작이 차지했다. 약 38억원(280만 달러)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Red Portrait Composition’(2022). 기묘하게 뒤틀린 신체 표현이 피카소의 큐비즘을 연상시키는 조지 콘도는 현대인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다. 공포와 환희, 절망 등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한 장면에 담아 궁극적으로 본질을 포착한다. GD, RM부터 뉴욕의 부동산 재벌 애비 로젠까지 다양한 스타와 슈퍼 컬렉터들이 컬렉팅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니콜라스 파티의 신작 ‘Clouds’(2022)도 4억 5천만원(32만 5천달러)에 판매되었다. 1980년생인 니콜라스 파티는 벌써 스위스 대표 아티스트로 자리잡았을 만큼 미술시장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하나다. 꿈결 같은 파스텔톤과 초현실적 묘사로 ‘스위스의 마그리트’, ‘제2의 앙리 마티스’ 등 화려한 수식어를 몰고 다닌다. 2019년 하우저앤워스의 최연소 아티스트로 발탁되었으며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284.88% 급등한 거래액을 기록한 바 있다.



20세기 현대미술 거장 필립 거스턴의 ‘Untitled (Outsider)’(1972)도 출품되었다. 필립 거스턴은 1960년대 미국 추상주의를 대표했으나 베트남전과 흑인 인권 운동 등의 어지러운 시대상을 거치며 화풍을 완전히 바꾼 아티스트다. 백인우월주의 집단 KKK를 모티브 삼아 각자의 내면에 숨은 악(惡)을 성찰하게 하는 ‘후드’ 캐릭터 등으로 사회적 부조리를 풍자했다. 현재 그의 작품은 수십 억을 호가하지만, 생전의 거스턴은 주류에서 벗어난 뒤 아웃사이더가 되어 쓸쓸한 말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큐브 (White Cube)
90년대 들어 영국을 현대미술의 최전선으로 이끈 건 미술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작가들이었다. 이름하여 yBa(young British artists), 영국 대표 거장이 되기까지 항상 파격과 논란을 몰고 다녔던 이들이다. 1993년 런던에서 시작된 화이트큐브는 주로 이런 작가들을 소개해 왔다. ‘사방이 새하얀 공간’이라는 이름답게 작품에 집중하는 갤러리의 본질을 구현한 곳으로, 탁월한 기획력을 무기삼아 세계적인 갤러리로 성장했다. 2022 프리즈 서울에서도 내로라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여 그 명성을 입증해 보였다.



(왼) 대표적인 yBa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알약 시리즈. 약이라는 소재로 죽음에 대한 공포와 영생을 향한 욕망을 표현했다. 박제 상어, 다이아몬드 해골 등 허스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들 역시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것이다.

(가운데) 설치 미술가 티에스터 게이츠의 세라믹 작품. 티에스터 게이츠는 도시 계획자 겸 예술가로서 예술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는 작가다. 출품작인 ‘Vessel’(2020)은 그의 초기 장르였던 세라믹을 통해 전통 기술과 현대 미학,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그가 머물렀던 동양의 문화 등을 버무린 결과다.

(오) ‘거꾸로 그림’으로 유명한 추상화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Meno Male’(2019). 19년째 독일 경제지 선정 ‘세계 100대 미술가’ 1위 자리를 지켜온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이건희 컬렉션에도 작품이 소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왼)’검은 피카소’ 바스키아의 ‘Untitled(Buck)’(2018). 1980년대 미국 흑인으로서의 삶을 낙서처럼 풀어낸 바스키아는 앤디 워홀, 키스 해링과 함께 세계 3대 팝 아티스트로 손꼽힌다. 고작 27세에 세상을 떠난 탓에 이제는 사진 속 젊은 모습으로만 남았으나, 그의 작품은 나날이 최고 낙찰가(1,100억)를 경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가운데)’움직이는 예술품’ 키네틱 아트의 거장 알렉산더 칼더의 ‘Turkish Delight’(1974). 칼더는 우리가 아는 그 모빌의 창시자다. 몬드리안의 작품을 움직여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칼더의 작품은 최근 국내 미술시장에서 16억원에 낙찰되었다.

(오)데미안 허스트의 또다른 작품 ‘Ordiance’(2018). 종교화인 만다라에서 영감받은 이 작품은 실제 나비의 날개를 반복적으로 이어 붙여 삶과 죽음이라는 테마를 표현했다. 전시 현장에는 ‘작품 속 나비가 진짜인지 아닌지’ 열띠게 토론하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현대 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작품은 약 5억 4천만원(40만 달러)에 판매되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국내 최초 개인전이 열리기도 했던 안드레아스 거스키는 사진이라는 매체로 인간을 고찰하고 자본과 권력을 비판하는 작가다. 2011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가 약 52억원(430만 달러)을 기록한 바 있으며, 사진의 경계를 확장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전하영 님은 블루칩 미술투자 플랫폼 TESSA에서 콘텐츠 에디터로 재직 중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예술과 인문학이라고 믿는 아트 라이터(Art Writer). 전세계 모든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다양한 예술을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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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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